우리집 이야기

비오는 날엔 빈대떡

용현노인생활가정 2024. 2. 21. 15:15

(어르신 시점)

눈비가 섞여 내리는 오늘

오늘의 간식은 빈대떡이다.

연일 우중충한 날씨에

가뜩이나 무거운 몸은 더 기운이 없다.

이 맘을 아는지

자꾸만 와서 종알거리는 딸년이 귀찮기도 하다.

이렇궁 저렇궁 자꾸만 물어보고

종알종알 노래도 부르고 하는 모습에

그냥 웃어주었다.

밖에 날씨가 어쩌고 하더니

빈대떡을 부쳐 먹자고 꼬신다.

못 이기는 척, 그러자고 했다.

시간이 조금 지나니

고소한 기름냄새가 나고,

얘들이 왔다 갔다 거리더니

빈대떡을 한 상 차려 놓는다.

순간 언제인가 가물거리던 때가

스치고 지나간다.

아~ 놓쳤다.

언젠가? 얼마나 지나왔나?

떠올리기도 전에 잊히고

환한 얼굴로

다정한 눈빛으로

빈대떡을 드리미는 탓에

녹두전 맛에

내 얼굴에 번진 미소 뒤로

뭔가 떠오르는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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