(어르신 시점)
눈비가 섞여 내리는 오늘
오늘의 간식은 빈대떡이다.
연일 우중충한 날씨에
가뜩이나 무거운 몸은 더 기운이 없다.
이 맘을 아는지
자꾸만 와서 종알거리는 딸년이 귀찮기도 하다.
이렇궁 저렇궁 자꾸만 물어보고
종알종알 노래도 부르고 하는 모습에
그냥 웃어주었다.
밖에 날씨가 어쩌고 하더니
빈대떡을 부쳐 먹자고 꼬신다.
못 이기는 척, 그러자고 했다.
시간이 조금 지나니
고소한 기름냄새가 나고,
얘들이 왔다 갔다 거리더니
빈대떡을 한 상 차려 놓는다.
순간 언제인가 가물거리던 때가
스치고 지나간다.
아~ 놓쳤다.
언젠가? 얼마나 지나왔나?
떠올리기도 전에 잊히고
환한 얼굴로
다정한 눈빛으로
빈대떡을 드리미는 탓에
녹두전 맛에
내 얼굴에 번진 미소 뒤로
뭔가 떠오르는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.
'우리집 이야기' 카테고리의 다른 글
소그룹 과외(민화투) (0) | 2024.03.02 |
---|---|
아무 때나 팥죽 (0) | 2024.02.28 |
우리 집 저녁시간 (0) | 2024.02.19 |
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(0) | 2024.02.12 |
입춘대길 건양다경 (0) | 2024.02.04 |